가끔가다 음악이니 사진이니 찔끔찔끔 올리기는 하는데
대체 이 인간이 뭐 하고 사는지는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이번에는 요즘 근황을 조금 적어보고자 합니다.


누군가가 말하길 시간이 가는 속도는 자기 나이하고 비례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저 역시 그 진리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무늬만 대학원생이었고 사실 생활 패턴이 80%는 학부생같은지라
수업 듣고 과제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썼습니다만, 그게 올해 들어오면서부턴 바뀌어버렸죠.

지난 학기에 수업을 두 개 듣기는 했지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학점)를 뽑아내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학부때에 비하면 정말 거의 노력을 안 한거나 다름 없습니다.
그럼 남는 시간 동안 뭘 했냐 하면! 이제 나름대로 첫 '연구'라는 것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우리 랩이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에 대해 연구하는 랩이기 때문에 (CPU같은 거 만든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옛날에는 386, 486 프로세서를 만들기도 했고요.) 기본적으로 CPU같은 네모난 '칩'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소속된 프로젝트는 "H.264 encoder"라는 걸 만듭니다. 아마 컴퓨터로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MPEG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MPEG나 H.264나 둘 다 동영상을 압축시켜서
파일 크기를 줄이는 방법들인데, 이 둘 중에 H.264가 더 최근에 나온 겁니다. 물론 얘가 압축을 더 잘 시키지요. :)

H.264가 동영상을 압축하는 방법이라고 했는데, 사실 동영상을 압축하는 방법이 있으면 그 압축을 푸는 방법도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죠. 그 중에 압축 하는 놈을 encoder라 하고 압축 푸는 놈을 decoder라 합니다.
그래서 "H.264 encoder"라 하면 압축 안 된 화면을 H.264라는 형식으로 압축시키는 놈이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이 칩이 완성되면, 디지털 캠코더 같은데에 들어가서 찍힌 영상을 avi 같은 동영상 파일로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제가 연구하는 건 이 encoder란 놈이 어떻게 하면 파일 크기는 작게 하면서도 화질은 좋게 만들어 내게 할 거냐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좋아질거다~ 라는 걸 생각해 내서 논문을 많이들 냈는데,
그게 너무 복잡해서 '칩'으로 대체 만들 수가 없다는 게 문제랍니다. 그래서 제가 칩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려 하고 있지요.

이것에 관한 연구를 지난 1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어느 정도 진척이 된 상태랍니다.
지금 목표는 어느 정도 내용을 더 보완해서 9월달까지 DATE라는 국제 학회에 논문 제출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추가 연구가 잘 된다면 저널에 게재하는 것에도 도전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연구 얘기가 길었네요. 사실 연구 이외에도 또 하나 요즘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병역특례 업체를 선택하는 겁니다.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하다보니 석사 졸업 후에 근무할
병역특례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현재 대전에 있는 국가출연연구소와 수도권에 있는
모 업체들에 컨택하는 중인데, 이 것에 대해서는 확정이 된 다음에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이러다 보니 생전 처음으로 이력서라는 것도 써 봤는데, 이게 또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지금까지 가장 크게 실패한 경험을 쓰라느니 자기 성격의 장단점에 대해서 쓰라느니...
이걸 맘에 들만한 수준으로 작성하는 데에도 며칠이 걸렸습니다.


생각나는데로 쓰다보니 꽤나 글이 길어졌군요.
앞으로는 가끔 이렇게 일 하는 얘기도 조금씩 풀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그냥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고자 했었는데,
어떤 것을 포스팅할까 고민하다 보니 이렇게 글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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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3 14:02 2008/06/13 14:02
Posted by Z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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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희미 2008/06/15 06:20  Modify/Delete  Reply  Address

    오오 국제학회 오오오... 유명인 탐슨..
    나도 얼른 대학원 가서 연구 해보고 싶다 ㅠ_ㅠ